로뎀성폭력상담소

청소년기의 원치 않는 임신

황금천 2007. 4. 1. 21:57

 

[어느 소녀의 상담]
---전략
남자친구랑 새벽에 같이 있다가 성관계를 맺게됐어요
그런데 아는 건 하나도 없고, 처음이라 정신적으로 너무 힘드네요.
제가 생리를 이번 달 7월 4일에 했는데.
7월 25일날 성관계를 맺었어요. 근데 남자친구가 사정은 안한 것 같거든요.
그래도 임신될 가능성이 있나요? 알려주세요.
그리고, 처녀막이 터져서 피가 나온 것 같아요.
그 때 너무 아파서 소리를 내어 제지하니까 그만 두었어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지금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게 됐어요.
---후략

이러한 경우 정말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다는 것입니다. 성관계를 가지면서 임신과 같은 불안감을 갖고 있으면서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요행을 바라는 경우는 개탄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또 어떤 경우엔 성관계 자체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성관계를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속적인 성관계로 임신이 되기도 하지만, 단 한번의 관계만으로 임신하는 일은 허다합니다.

2. 여자만의 문제일까?

임신을 하면 여자친구 뿐 아니라 남자친구까지 큰 혼란을 겪게 됩니다. 일부 남자친구들은 자기에게 이런 문제가 실제로 일어나기 전엔 문제의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합니다. 임신은 여자가 하는 것이고, 여자가 책임질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두 사람간의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여자에게 책임을 떠맡기는 것은 지나치게 비양심적인 일일뿐만 아니라 실제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청소년기의 임신은 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고통을 가져옵니다. 우선 출산시 난산의 확률이 높습니다. 태어나는 아기도 미숙아, 조산아로 태어나기 쉬우며 난산으로 인한 산모의 건강도 매우 걱정됩니다. 육체적 고통은 그렇다하더라도 심리적 고통도 감내해야 합니다. 임신 사실을 누구에게 알리기도 어렵고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혼자 겪어야 합니다.

만약 아기를 낳아 미혼모로서 양육을 한다면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미혼모가 아이를 양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조건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지금까지의 학생으로서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의 멸시와 주위사람들의 냉대는 더욱 외롭고 고통스럽게 만들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여자친구는 물론 남자친구도 함께 책임져야 할 무거운 짐입니다.

3. 임신중절로 해결한다?

요즈음은 초음파 특수촬영을 하면 버젓이 살아 움직이는 태아를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너무도 신기할 정도로 하루하루 커가고 있는 활발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태아를 인공적으로 없애려고 하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책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임신 된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인공임신중절을 강행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인정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경우가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임신중절은 태아의 살 권리를 여지없이 무시해 버리는 것이 됩니다. 또한 낙태는 인륜에도 어긋나는 일이며 모체의 건강을 위해서도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인공임신중절은 위험할 뿐 아니라 수술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간혹 수술하던 내용물이 자궁에 남아있을 경우가 있고, 임신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여 수술을 받을 경우 그러한 위험은 더욱 가중됩니다. 이 경우에는 수술후 복통과 출혈이 계속됩니다. 또한, 소파수술에 의한 자궁벽이 손상될 위험이 있으며, 수술도구가 난관을 자극하면 난관이 막혀 불임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난관구멍이 좁아질 경우 자궁외임신으로 생명까지도 위협하며, 태아의 골격이 크게 성장한 경우는 이 잔해들이 자궁 밖으로 나오다가 자궁경관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4. 약으로 임신중절이 가능할까?

일부 청소년들 중에는 약으로 임신중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국에서 구입한 약으로, 또는 배에 심한 충격을 주어 유산을 시키려는 사람들이 실제로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생각입니다. 낙태약으로 알고 먹는 약(월경불순을 치료하기 위한 통경제일 가능성이 높다.)을 과다하게 복용할 경우 자궁내막의 출혈을 일으켜 하혈을 유도해서 유산이 되기도 하지만, 자궁속에 찌꺼기가 남기 때문에 이후에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또한 유산이 되지 않고 아기는 계속 기형적으로 자랄 수도 있습니다. 결국은 임신도 드러나고 생명을 담보해야 할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5. 무엇이 대안인가?

요즈음 발표되는 조사 결과를 보면 혼전 성관계를 허용하는 젊은이가 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성개방 풍조를 반영하는 결과라 하겠습니다. 중.고등학교 학생인 우리 친구들은 이 문제를 보다 신중히, 조심스럽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10대의 성관계는 정서적 혼란을 가져오기도 하며, 대부분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일을 넘기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여자친구든 남자친구든 한동안 이 일에 마음을 쏟고 학업에 열중하기 못할 것이며, 자기 부적절감에 빠져 또 다른 일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10대의 성관계는 대부분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자기도 모르는 분위기에 빠져들어 헤어 나오기 어렵게 되고 어떤 것일까 하는 호기심에 아예 몸을 맡겨 버리게 됩니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아니라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끝까지 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의지는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데이트 강간이 발생하는 것은 남녀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싫어요'를 '그냥 해보는 소리'로 받아들인다던가, 별로 아무 말이나 저항을 하지 않으면 부끄러워서 말은 못하지만 '동의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자기선택을 먼저하고 성관계를 보류해야 할 입장을 택했다면 아니라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서로의 사랑을 확신한다 해도 내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두 가지 선택 대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임신에 대한 불안과 공포, 그리고 영원히 남을 지도 모르는 후유증을 감수할 것인가?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모든 위험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해야 할 것인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6. 나가면서

사춘기 이후의 이성에 대한 성적인 욕구는 자연스런 것입니다. 물론 육체적인 접촉이 서로를 긴밀하게 밀착시켜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정한 표시로 '키스나 포옹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성 앞에서 가슴 설레는 감정이 지속되면서 서로가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주 만나고 싶어지면 우정의 테두리를 넘어서게 됩니다. 상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며, 공감대를 찾으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그런 좋은 관계가 육체적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을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조그마한 신체적 허용은 더욱 큰 욕망을 일으키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서로가 성적인 접촉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진실한 관계로 성숙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관심과 생각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성교제의 남녀관계는 성적인 접촉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일상의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정신적으로 공유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성적인 행위는 사랑의 일부이지 전부가 아님을 인식해야 합니다. 마음으로, 또 행동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좋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참고문헌 :
한국여성개발원(1994), '사춘기자녀의 성,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시청각자료교육원.
이규미(1994), '성, 바로 아는 내가 좋다!', 희성출판사.
서울특별시교육청(1997), '성과 행복'.
한국성문화연구소(1998), '청소년 성, 생식보건 100문 100답', 대한가족계획협회.
홍성묵(2001), '아름다운 사랑과 성', 학지사.

[본 칼럼은 강화여성의 전화 소식지 '디딤터'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출처 : 女寓惹(여우야)〃성형수술전문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