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성폭력상담소

[스크랩] 여성의 몸/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황금천 2010. 1. 2. 13:37

여성의 몸/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통통한 여자에서 작은 얼굴과 또렷한 이목구비, 깡마른 팔다리를 지닌 채 남성에게 의존하는여성의 몸에 대한 이미지를 주 매개체로 하여상품이 광고되고 판매되는 소비사회로 이행함에 따라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완수
여성의 몸/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오늘도 동료들과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런 대화가 여성 몸과 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살찔까봐 걱정이야, 야채만 먹어야 되는데.... 살빼야 되는데.. 왜이리 살이 많이 찌는지 모르겠어...나이살이야.... 난 두부다이어트를 한다. 계란 다이어트를 한다. 목숨 걸고 요즘 헬스와 운동을 하러 다닌다....  난 산행을 하고 있다.. 난 먹고 싶지만 꾹꾹 참는다...이 모든 대화 속에서 여성의 몸/여성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누구를 위한 아름다움인지 고민을 해보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이 여성의 몸 재생산? 그 목적이나 몸의 아름다음으로만 평가된다면 우리의 본연의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뭔가 잘못 가는 것이 아닌지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의 역사속에서 우리의 여성의 몸! 여성의 아름다움은 무엇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화되어 왔는지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원시고대사회에서 농경사회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몸은 출산 자이자 농업노동력으로서 의미를 가졌다. 그리고 여성들은 사회의 노동력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살림꾼이자 농민으로서 남성과 나란히 일했다. 때문에 이 시대 여성의 몸에 대해서는 건강하고 튼튼한 아름다움이 강조되었으며, 밀로의 비너스, 성모상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서구사회에서는 중세 이후, 근대 사회로 들어오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부르조아들이 사회지배 계층이 되면서 사회는 공사영역으로 분리되며, 공적 영역은 남성의 영역 그리고 사적 영역은 여성의 영역으로 재구조화되었다.

사적 영역의 주요 역할은 공적영역을 재생산시키는 것이었는데, 사적 영역에 있는 부인들의 이미지는 공적영역에 있는 부르조아 남성들의 위신과 권위를 표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은 남편의 지위를 상징하는 장식적 존재가 되었는데, 긴 목과 하얀 팔다리, 화려한 드레스 등은 가정 안에서 남성의 배우자로서 여성이 가지는 지위와, 여기에 적합한 몸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현대사회에 들어와서도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은 계속 변화해 왔다. 더욱이
선진 산업 사회가 더 이상 식료공급의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되면서 살이 찐 몸은더 이상 사회경제적인 의미를 갖지 않게 되었다. 19세기에 그려진 부르조아들의 몸을 한번 상상해보면 그들은 항상 배가 나와 있고, 뚱뚱한 몸매를 하고 있었다.
그 나온 배가 바로 부르조아들의 경제적인 부를 상징했었다. 그러나 20세의 부자, 더욱이 20세기말 21세기 초의 부자들은 더 이상 뚱뚱하게 표상되지 않았다. 그들의 몸은 아주 날씬했다.

여성들의 몸 역시 통통한 여자에서 작은 얼굴과 또렷한 이목구비, 깡마른 팔다리를 지닌 채 남성에게 의존하는 아이 같은 여자의 몸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여성들이 공적 영역에 진입하게 되면서 여성의 몸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풍만함에서 자기절제를 지니는 중성적인 몸으로 그 표상 방식이 변화되었다. 그래서 여성들은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정장을 입었을 때 여성성이 드러나지 않는 몸을 만들어왔다.

그러다가 성적인 이미지들이 범람하는 소비사회를 맞아 여성들의 몸은 공적 영역에서 요구되는 중성적 이미지의 절제된 몸과 성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결합한 아주 모순적인 모습으로 재현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은 그러한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과 몸에 대한 성형시술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몸에 대한 이미지를 주 매개체로 하여 상품이 광고되고 판매되는 소비사회로 이행함에 따라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비사회는 여성들에게 공적 영역에서 남성을 유혹하지 않는 중성적인 이미지를 지닌 구매력을 갖는 강한 여성이 되라는 것과 동시에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성적인 가슴과 엉덩이를 갖는 성적인 여성이 되라는 메시지를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전달하면서 여성의 몸에 모순된 두 개의 실천을 요구한다.
▲  여성의 몸‘  아름다워지고 싶다’ 라는 우리의 생각이나 관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 한완수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몸에 대한 관념 및 이미지의 변화 역시급격하게 변화되어 왔다. 한국사회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한번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쁘다’는 것, ‘아름답다’는 것이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구체적인 문화나 시대를 생각해보면 문화마다 그리고 역사적 시대에 따라 미인이라고 간주되었던 얼굴이나 몸의 형태가 달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선 사회적인 차원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사회마다 그리고 한 사회 내에서도
집단에 따라 아름답다고 간주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사회에서 아름답다고 하는 여성들은 백인여성들이다.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있지만, 항상 아름다운 여성을 이야기할 때는
백인여성이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대표로 된다. 동양인이 우리도 미국사회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은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지배적인 인종이백인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흑인이나 동양여성이 미인으로
간주될 때도 있지만, 그들은 매력적인 여성이기는 하지만 표준적인 의미에서
미인이라고 간주되지는 않는다. 물론 변화하고 있기는 하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에픽사회에서는 최근까지도 살찐 여성이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간주되었는데, 그것은 통통하게 살이 찐 젊은 여성은 아버지의 부나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고 있다고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성의 마른 몸은 가난이나 빈곤의 표식이라고 간주되었다. 그러나 식품이 넘쳐나는 선진 산업사회에서 살이 찐다는 것은 아름답지 않은 몸일 뿐 아니라 자기절제가 부족한 것이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든 값이 싼 음식을 먹는 계층을 상징한다.

또 얼굴의 색깔 역시 문화나 계급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많은 경우에 얼굴이 흰 것이 더 예쁘다고 간주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검은 얼굴이 더 아름답다고 간주되기도 한다. 같은 사회에서도 그 피부색깔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아름답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더럽다고 느끼기도 한다.

미국의 한 스페인계 작가가 말을 했듯이, 고급호텔 정문을 드나드는 구리빛의 건강한 젊은이의 얼굴은 레저를 즐기는 상류층의 얼굴이지만, 호텔 뒷문에서 작업을 하는 구리빛의 얼굴은 스페인계의 노동계층을 상징한다고...

어떠한 얼굴이 그리고 어떠한 몸의 형태가 아름다운가 하는 것은 사회마다, 문화마다 그리고 인종이나 계급, 연령 등에 따라 상이하다. 그래서 아름답다고 하는 것에는 한 사회가 갖고 있는 지배가치, 관념, 권력 관계 등이 개입되어 있다.
낮은 계급을 상징하는 것들 그리고 주변적인 가치를 지닌 것들을 우리는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름다워지고 싶다"라는 우리의 욕망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름다워지고 싶다’라는 우리의 생각이나 관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가 나를 비롯한 타인의 몸을 평가하는 기준은 우리 사회의 규범과 문화적 관념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나 우리의 몸의 형태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형성물(social construct)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지금도 내 주변에서 아름다운 여성의 몸을 만들기 위해 일어나고 있는 현실 앞에서 1kg을 줄이기 위해 먹는 것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주변인들과 성형미인이 되기 위해 돈을 벌고 쬐끔이라도 더 이뻐지기 위해, 여성의 몸과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는 여성들이여!  미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한번쯤 고민해볼 일이다.

오늘도 몸에 살찔까봐 젓가락으로 끼적끼적 열량과 칼로리를 계산하고 있는 여성들이여! 누구를 위한 몸이고 누구를 위해서 아름다워지고 싶은가? 한번쯤 다시금 생각해볼 일이다.


2월의 마지막 날에....


한완수 (동두천여성상담센터소장)

출처 : 동두천건강가족상담지원센터
글쓴이 : 라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