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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인출기 위 빈지갑 들고나왔다 절도 '누명'

황금천 2008. 6. 12. 00:08

 

2008년 6월 10일(화) 매일신문 사회면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26262&yy=2008 

 

 

현금인출기 위 빈지갑 들고나왔다 절도 '누명'

"수백만원 있었다" 억지

 

현금인출기에 누군가 지갑을 놓고 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모른 척 놔두거나 CCTV에 내용물을 곧바로 확인시킨 뒤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그냥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들고 갔다간 절도범으로 몰려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최근 은행 현금인출기에 일부러 지갑을 놓고 간 뒤 집어가는 사람에게 절도혐의를 씌워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가 등장해 주의가 요망된다.


사기꾼들은 지갑을 분실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뒤 현금인출기 위에 설치된 CCTV에 찍힌 화면으로 지갑을 주워간 사람의 얼굴과 신원을 알아낸다. 남의 지갑을 주인 허락없이 가져가면 절도죄가 성립한다는 것을 악용하는 수법인데, CCTV에 지갑을 들고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히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사기꾼들이 파놓은 덫에 걸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이들은 특히 돈이 없는 지갑을 놓아둔 뒤 "수십, 수백만원이 든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식으로 피해 금액을 부풀려, 범법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이 요구하는 거액의 합의금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

선량한 마음에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우체통이나 경찰서 등에 갖다 줘도 내용물이 확인되지 않다 보니 소유주와 분쟁이 일어나기 쉽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돈이 얼마나 들어 있었는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분별하기 어렵다"며 "지갑을 보면 직접 가져가지 말고 은행 직원에게 알리거나, 인출기에 설치된 CCTV에 내용물을 확인시키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