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가 암 유발한다고?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3.26 09:32 | 최종수정 2008.03.26 11:42
상추에 삼겹살 한 점 올려 놓고 마늘 한쪽 얹어서 먹는 맛은 세살 배기들도 안다. 그런데 이렇게 고기를 상추에 싸먹으면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을 제공한 것은 지난해 번역 출간된 '식탁 위에 숨겨진 항암식품 54가지'란 책. 일본 오차노미즈여대 나가카와 유조 교수가 쓴 것이다.
↑ 헬스조선 DB
이 책의 주장은 이렇다. 우리가 흔히 먹는 야채 중에서 시금치, 상추, 무, 배우, 샐러리 등에는 질산 이온이 많이 들어 있다. 이 질산 이온은 침과 반응하면 아질산 이온으로 변한다. 돼지고기, 소고기, 햄, 소시지 등 육류와 어류에는 아민이란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아민이 아질산 이온과 반응하면 '니트로소아민'이란 물질이 만들어진다. 니트로소아민은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체내에 니트로소아민이 얼마나 쌓이면 암이 생길까.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성인(60㎏ 기준)이 니트로소아민을 하루 1800~18만㎍씩 장기간 섭취할 경우 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하루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니트로소아민은 평균 2.34㎍으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니트로소아민의 양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최저치의 77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식사를 통해 하루에 섭취하는 니트로소아민의 양을 고려하면 암 유발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만 니트로소아민이 체내에서 일으키는 반응 정도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영양학자들은 "고기와 야채를 함께 먹으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으므로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고기 상추쌈을 먹으면 육류에 부족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할 수 있으며, 포만감이 빨리 와 과식을 막는 효과도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상추로 고기를 싸먹으면 암 발생이 억제된다는 주장도 있다. 경상대 식품영양학과 성낙주 교수는 "상추에 든 비타민C는 발암 성분을 억제한다. 따라서 발암성분이 생성되는 것을 막을 정도로 비타민C가 충분히 든 싱싱한 상추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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