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두 부류가 있다. '첫경험을 한 남자'와 '아직 그렇지 못한 남자'. 좀 과격한 분류법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남성에게 첫경험이란 중요하다. 누구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경로를 통해 첫경험을 하게 되고 섹스 관계를 유지시켜나가지만, 어쨌든 이 두 그룹사이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이 가로질러 놓여 있다.
남자들에게 첫경험이란 곧 '신비한 동굴'로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 오지의 성인식이 대개 위험과 고통을 무릅쓰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현대인들에게 첫경험이라는 '동굴로의 탐험' 역시 마찬가지 의미임에 틀림 없다.
그 모험에 고통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남성은 여성들과 성기 구조에서부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첫경험 때 느끼는 육체적인 고통은 없다. 하지만 극도의 긴장감에서 오는 흥분, 주체할 수 없는 몰입감,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이색적인 감정으로 몸과 정신에는 '10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게 된다. 또 느낄 수는 없겠지만 이 모든 상황들로 인한 무의식적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설명해 주지도 않았음에도 지금 내 앞에서 '나의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 이쯤 되면, 육체적 고통만 고통이랴.
그래서 남자들은 첫경험을 할 때 여러가지 '안전장치'들을 둔다. 술을 마신다든지, 혹은 오히려 자신을 더욱 과격하게 포장하는 것이 그런 것들이다. 다른 많은 남성들은 또 첫경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매춘부에게 미리 순결을 헌납하기도 한다. 돈을 주고 섹스를 거래함으로써 사랑하는 여자와의 첫경험 징크스를 피해보려는 것이다. 물론 자의적으로 첫경험을 그런 식으로 하기는 쉽지 않지만 소위 '딱지'를 떼주기 위한 선배와 친구들의 눈물 겨운 노력들도 만만치 않다.
여자들은 '순결'을 소중하게 간직한다지만 그건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놀랍도록 가슴 벅찬 경험이지만 그 경이로운 순간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에 지나가버린다. 어쩌면 남자가 첫경험을 통해 성인이 되어간다는 것은 바로 '즐거움도, 슬픔도 한때'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수십 년간 간직해온 동정을 어쨌건 잃게 된 상실감은 남성들에게도 상처를 준다.
하지만 이 상처는 좀 '묘한' 상처다. 자부심이 섞인, 그러면서 뭔가 허탈하기도 한, 한 편으론 즐겁고, 때론 아쉬운. 어떤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던가.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하긴, 모든 섹스는 남자에게 첫경험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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