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박사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은 활동 대사량 뿐만 아니라 기초 대사량 역시 낮다. 기초 대사량이란 말 그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생체활동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가리킨다. 기초 대사량은 인체에 쓰이는 에너지의 대략 60-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40%가 움직일 때 소모되는 활동 대사량이다. 기초 대사량의 60%는 근육에 의해 소비되고 나머지는 간·신장 등 장기에서 20%, 갈색지방세포에서 20%가 소모된다. 상식적으로 기초 대사량은 타고난 기질에 따라 정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초 대사량 역시 유전적인 특성에 더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이제는 기초대사량 측정법 역시 발전해 더 이상 예전처럼 물이 들어찬 수조에 사람이 들어가고 그 사람의 비중을 잰 다음 체지방 밀도를 구하는 등의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은 쓰지 않는다. 대신 체성분 분석기나 우주인이 쓰는 캐노피 등으로 개인의 기초대사량 분석이 가능하다. 살이 찐 사람들 대부분은 기초 대사량이 무척 낮다. 비만인의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는 것은 대사가 활발하지 못한 지방층이 축적된 것이 첫째 이유지만, 근원적으로는 생활 전반에 기초 대사를 방해하는 습관들이 들어차 있어서이다. 두 달 전 나를 찾은 김미랑씨는 그 대표적인 경우였다. 고도 비만인 그녀는 몇 개월간 식이요법을 통해 10kg을 순조롭게 뺐지만 몇 달 전부터는 먹는 양을 적게 유지하는데도 감량이 좀체 이뤄지지 않았다. 일종의 정체기에 빠져 있었다. 30kg 이상을 감량해야 정상 체중이 되는 그녀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녀의 생활을 살펴보니 스스로 몸이 에너지를 쓰지 않게끔 생활하고 있었다. 그녀의 기초 대사량이 낮은 이유는 이런 것들이었다. 그녀는 음식을 줄이는 대신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일도 극히 제한하는 편이었다. 조금만 움직이면 식욕이 춤을 추니 가급적 꼼짝 않고 몸을 사리는 것이었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일은 활동 대사량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기초 대사량의 증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또 그녀의 식습관이 빈껍데기 식사에 여전히 머물러 있었다. 그녀는 총칼로리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 몇 개만 먹고 나머지 음식은 먹지 않는 일종의 편식을 하고 있었다. 몸의 기초 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각종 야채나 과일 등에 든 미네랄이나 필수 비타민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그녀는 기초 대사량을 되레 낮추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많이 든 음식만 많이 먹고 야채나 과일은 거의 섭취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빈껍데기 식사를 알갱이 식사로 바꾸기 위한 전면적인 입맛 변신을 제안했다. 또 그녀의 식사습관이 불규칙한 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 그녀는 아침과 점심은 대개 간단하게 때우거나 거르고 식욕이 넘쳐 주체하기 어려운 저녁 식사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게다가 의욕이 넘치거나 기분이 좋은 때는 자주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를 건너뛰기도 했다. 밥 먹는 시간도 들쭉날쭉 대중이 없었다. 이런 불규칙적인 식사습관은 그녀의 몸이 이 시기를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식량위기로 인식하게 해 들어오는 칼로리를 몸에 쌓고 쓰지 않으려는 성향을 강화했다. 총칼로리를 아침·점심·저녁에 골고루 배분하고, 매일 매일의 칼로리 섭취량이 일정할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해야 내 몸이 칼로리를 아끼고 비축하는 시도를 막을 수 있다. 나는 그녀에게 매일 매끼 정시, 정량을 지키는 규칙적인 습관들이기 훈련을 지도했다. 앞서 지적했듯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칼로리가 소모되는 곳이 근육이다. 특별히 움직이지 않아도 근육 1kg은 하루에 50kcal나 되는 많은 열량을 소모한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자연 기초 대사량이 높아 살도 그만큼 덜 찌개 되는 것이다. 김미랑 씨의 경우 최근 근육운동은 고사하고 유산소운동이나 몸 움직이기마저 거의 하지 않아 근육량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그러니 음식을 참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여도 체중은 제자리 눈금만 지키는 것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시급한 일은 근육을 키우는 것이었다. 운동을 끔찍이 싫어하는 김미랑 씨에게 집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근육 강화법들을 알려주었다. 이른바 슬로우 트레이닝이라는 근육 단련법인데, 이는 기존 웨이트 트레이닝보다는 신체에 무리를 덜 주고 시간도 적게 들이면서 근육을 키우는 효과가 큰 근육 강화법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이시이 나오카타의 책, 근육 만들기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살을 빼는 것은 물론 건강의 기초를 다지려면 기초 대사량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만보 건강학을 생활에 실천해야 한다. 김미랑 씨의 경우 과체중 탓에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만보를 모두 채우는 대신 처음에는 5000보 정도에서 규칙적으로 1000보씩 늘려가며 걷기 시간과 양을 조절하라고 조언했다. 숙달되고 관절에 이상이 없다면 만보 이상이어도 상관이 없다. 일러준 대로 두 달 동안 실행 규칙을 잘 따랐던 김미랑 씨는 살이 10kg나 빠졌음에도 기초대사량은 오히려 높아지는 반가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여러분 역시 김미랑씨 이야기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흔히 나쁜 생활습관과 환경 탓으로 기초 대사량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을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당연시하던 기초 대사량 저하현상 역시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기초 대사량 역시 건강습관의 실천이 좌우한다. 70세를 넘기고도 탄탄한 근육과 뱃살 하나 없는 허리를 가진 분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얼마든 만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박민수 원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칼럼 더 보기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repor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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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적게 먹는데도 살 안빠지는 이유 알고보니…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0-03-23 11:48 최종수정 2010-03-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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