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청 경북도민행복대학

고유가시대 왜 자전거인가…창원·상주에서 배운다

황금천 2008. 6. 5. 20:58

 

http://www.yeongnam.com/yeongnam/html/yeongnamdaily/society/article.shtml?id=20080603.010080712230001#

 

고유가시대 왜 자전거인가…창원·상주에서 배운다
 자전거 보유율 25%, 전국평균보다 2배 많아
상주시민들이 3층 자전거를 앞세우고 자전거의 날 시민 자전거 행진을 하고 있다.
상주시민들이 3층 자전거를 앞세우고 자전거의 날 시민 자전거 행진을 하고 있다.
■ 완벽한 자전거 인프라 창원시

승용차가 울고가는 '자전거 특별시'


경남 창원시 반송동 반송숲길. 왕복 10차로 도로를 끼고 있는 이 길에는 짙은 갈색의 자전거 도로가 2.6㎞가량 뻗어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효민씨(48·창원시 반송동)는 "다른 도시보다 자전거 도로가 잘 돼 있어, 은행이나 인근 대형마트를 갈 때면 언제나 자전거를 이용한다"며 "승용차는 먼 거리를 가거나 가족들과 외출할 때를 제외하고는 이용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환경수도로 일컬어져오다, 이제 자전거 도시로 다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창원을 다녀왔다. 고유가 시대 창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자전거특별시 창원

2006년말 자전거특별시를 선언한 창원시. 출퇴근 시간, 시청과 창원국가산업단지 주변 도로에는 자전거 물결이 넘실거린다. 창원시 본청 직원 810명 중 200여명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어나자 시청은 자동차주차장 면수를 대폭 줄이는 대신 자전거 보관소와 수리실을 확충했다.

창원시 성주동에 위치한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창원대로 갓길에도 자전거 전용도로(10.8㎞)가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뻗어 있다. 인근 남양·감정동 등 주택밀집지역에서 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근로자 1만여명이 매일 같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이곳 뿐만 아니라 다중이용시설이나 시내버스 정류장 등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면 어김없이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보관소를 만날 수 있다.

창원시청에서 5㎞가량 떨어진 종합운동장네거리 갓길에도 짙은 갈색의 자전거 겸용 도로 표시가 돼 있다.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자전거가 있으면 먼저 지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창원시가 이처럼 자전거 도로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옮긴 1983년.

도시계획 당시 대로변 갓길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고, 지난해부터 창원시가 기존 자전거 도로를 정비·확충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창원시의 자전거 보유율은 25%(12만9천500여대)로 전국 평균 14%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 자전거 전용 및 보행자·차도 겸용 자전거 도로는 68개 노선, 214㎞에 이른다. 창원시는 자전거 활성화를 통해 현재 5% 수준인 자전거 교통수송분담률을 2010년까지 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재호 창원시 자전거타기 실천연합회 사무국장은 "자전거 활성화의 핵심은 '승용차 이용은 최대한 불편하게, 자전거는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창원시민의 의지가 워낙 강해 머지않아 창원시는 세계적인 자전거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정책과'가 있는 도시

창원시는 잘 갖춰진 인프라에만 만족하지 않고,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14일 전국 최초로 자전거와 관련된 각종 정책을 담당할 '자전거정책과'를 신설했다.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자전거 출·퇴근자에게 매월 최대 3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창원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지난 4월 제정했다. 시는 기업체가 지급한 금액만큼 수당을 주기 때문에 근로자는 모두 6만원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추경에서 30억원을 확보, 내년부터 1만여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창원시는 시민 누구나 자전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무인 공공자전거서비스'도 도입한다. 시민들이 시청이나 행정기관에서 발급받은 카드로 무인 대여소에서 체크하고 자전거를 이용한 뒤 다른 대여소에 반납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자전거에 위치확인장치(GPS)가 붙어 있어 자전거 도난도 예방할 수 있다. 무인 자전거 중앙 통제소에서는 무선으로 자전거 움직임을 파악, 시민들의 활용도를 분석하게 된다. 이를
창원시 반송로. 소나무 숲 사이로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구분돼 있다.2
창원시 반송로. 소나무 숲 사이로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구분돼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창원시청 공무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박 시장은 2007년 2월부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3
박완수 창원시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창원시청 공무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박 시장은 2007년 2월부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창원시내 각 관공서에는 둘둘데이를 홍보하는 입간판이 서 있다.4
창원시내 각 관공서에는 둘둘데이를 홍보하는 입간판이 서 있다.
위해 우선 13억9천만원의 예산을 확보, 시청 반경 1㎞ 이내 다중 이용시설이나 주거밀집지역 5개 대여소에 각각 22대씩 모두 110대의 공공자전거를 배치해 오는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대동백화점과 주민센터(옛 동사무소) 13곳에 자전거 20대씩을 갖춘 무료대여소를 설치해 놓고 있다. 정상현 봉림동 주민센터 직원은 "하루 평균 10여대의 자전거 대여가 이뤄지고 있으며 주로 40∼50대 주부들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매월 22일을 자전거 타는 날로 정해, 자전거를 타고 주민센터에서 업무를 보는 주민들에게는 쓰레기 봉투(1매)를 지급하는 등 자전거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최의석 창원시청 자전거 정책과장은 "자전거 활성화는 단순히 에너지 절약 차원을 넘어 친환경 도시로 성장하는 출발점"이라며 "자동차를 줄이면 서민들의 불필요한 가계 지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기업들도 주차장을 생산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 경북지역 자전거 1번지 상주시

팔순 어르신도 '씽씽'

창원 못지않게 자전거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는 도시가 바로 상주시다.

"상주에 처음 왔을 때인데 80세도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집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오더라고요. 조금 가더니 자전거에 훌쩍 올라타시는 거예요. 깜짝 놀랐습니다. 비록 힘이 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연세에 자전거라니!"

상주시내에서 작은 사업을 하는 고모씨(38)의 말이다. 고씨는 충남이 고향이며, 7년 전 사업을 위해 상주에 정착했다.

상주에는 자전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다. 작은 언덕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평지를 이루고 있는 상주시내에는 자전거가 더 많다.

특히 눈에 두드러지는 것은 연세가 많은 노년층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다. 외람된 표현으로 자신의 몸 하나도 추스를 수 있을지 걱정되는 고령의 할아버지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풍경은 상주시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이들은 젊었을 적부터 자전거에 익숙해져 있다. 걸어다닐 힘이 있는 한 자전거를 타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리 힘이 더 빠지면 자전거는 지팡이 역할을 한다.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들이 낡은 유모차에 몸을 의지해 걸어다니듯, 자전거가 몸의 균형을 유지해 주는 보행보조기가 되는 것. 자전거가 평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중·고등학교 교정이나 아파트 화단 앞에 세워진 자전거도 상주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진풍경이다. 수업 시간에 중·고등학교 교정에는 학생 수와 거의 맞먹을 정도로 많은 자전거가 세워져 있다. 교정이 좁아 자전거를 세워둘 공간이 없는 학교 옆에는 사설 자전거 주차장이 운영될 정도다. 자전거 주차장에서는 하루에 일정액의 주차료를 받고 자전거를 하루 동안 보관해 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안전한 자전거 문화 정착을 위해 자전거 운전면허증 발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일정시간 자전거 안전교육을 시킨 후 필기와 실기 시험을 치르게 하여 합격자에게 면허증을 준다. 면허증제도는 2001년 시작, 지난해까지 모두 7천599명이 교육을 받았으며, 이 중 48.6%인 3천696명이 면허증을 따냈다.

상주시민들이 이용하는 자전거는 약 8만5천대, 상주시의 전체 4만3천가구가 2대씩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시내와 시 외곽에 개설된 자전거도로는 총 연장이 63㎞에 이른다. 자전거의 수송분담률은 18.6%로 도내 타 도시 5~7%의 3배에 이른다. 공사 중인 낙동강 투어로드가 완공되면 경천대를 비롯, 낙동강의 절경을 보며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전국 유일의 박물관도 자랑거리다.

상주시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경남 진해시 환경정책과 직원과 시민 60명이 자전거를 타고 방문한 것을 비롯, 유류값이 폭등한 이후로는 전국에서 자전거 시설 벤치마킹 방문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 상주시 자전거 안전교육 및
  운전면허증 발급현황

연도별

교육참가
인원

이론시험
합격

실기시험
합격(자전거
면허증발급)

7,599명

5,871명

3,696명

2007년

617명

473명

327명

2006년

1,230명

944명

444명

2005년

719명

702명

605명

2004년

1,298명

1,052명

715명

2003년

1,075명

999명

819명

2002년

863명

674명

346명

2001년

1,797명

1,027명

440명


2008-06-03 07:18:2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