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edia.daum.net/society/others/200801/30/khan/v19810824.html
로스쿨 선정, 사시 합격자 많이 낸 순서대로 인원 배정
로스쿨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 및 배정인원이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많이 낸 ‘명문대’ 명단 및 합격자 수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법조인 배출구도가 유지 또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0일 공개된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은 로스쿨 심사채점 기준인 ‘2002~2006년 대학별 사법시험 합격자 수’와 거의 똑같다. 이 기간 1685명의 법조인을 배출한 서울대는 로스쿨 학교별 최대정원인 150명을 확보한 전국 유일의 대학이 됐다. 2~4위인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는 나란히 120명의 정원을 확보하며 로스쿨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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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위인 한양대와 이화여대는 100명씩 정원을 가져갔다.
이외에 같은 기간 30~80명 사시 합격자를 배출한 경희대·서강대·중앙대·한국외대·건국대·서울시립대 등은 서울권역의 치열한 경쟁에서 로스쿨 유치에 성공했다.
대학별 배정인원이 곧 대학의 ‘서열’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총정원 2000명, 대학별 정원이 150명을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정에 의해 서울대 ‘과점’ 현상이 다소 누그러졌을지는 모르지만 기존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방대 중에서는 사시 배출자를 많이 냈던 경북대·전남대·전북대·영남대 등이 로스쿨 유치 지방대 10곳에 포함됐다.
이창수 로스쿨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대로라면 결론적으로는 이제 어느 로스쿨 나온 게 중요하지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는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위원장은 “법학교육위원회 구성 자체가 메이저 대학 또는 국립대가 중심이라 로스쿨 취지가 아닌 해당집단의 이익을 대변했다”면서 “게다가 지방의 경우 로스쿨이 광역별로 한 곳씩밖에 없어 해당지역의 법조계의 ‘진골’로 자리잡고 인맥을 형성할 가능성만 커졌다”고 내다봤다. 로스쿨비대위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에 재심의 및 발표 연기를 요청하는 한편 수용되지 않을 경우 로스쿨 예비인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까지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학들도 규모가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40명이 무슨 기준에 따라 정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 대학이 메이저 대학보다 3분의 1 정도 준비가 덜 됐다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겠느냐. 메이저 대학의 정원 수를 먼저 정해놓고 깎다보니 나온 숫자”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원이 어느 정도 확보되지 않으면 교육 과정에서도 차질이 생기고, 큰 슈퍼마켓에 동네 구멍가게가 밀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들은 전체 로스쿨 준비대학 41곳 중 29개가 인가 준비가 돼 있으며, 최소정원 60명은 배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관심 대상이던 대입 관련 정부정책 협조 여부나 행·재정 제재 유무는 로스쿨 선정에 큰 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 최민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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