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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학력이 그렇게도 중요하던가요?

황금천 2007. 8. 15. 15:30

1. 건축을 전공하셨습니까?

 

    작년 말 "대지 내 토공사 제외"라고 계약서에 분명히 명기된 것을 가지고 시비를 걸어 온 건축주는

    1,000 여 평이나 되는 유역의 배수공사에 대해서 시공자인 우리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토목을 전

    공하고 현장소장을 한다는 사람과 토목직 공무원을 한다는 사람 등 지방에 거주하는 자기 친척 두 사

    사람을 불러 올렸고 그 두사람 중 한사람이 제게 물어 온 첫 마디가 학부를 마쳤냐는 즉, 건축을 전공

    했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2. 묻지 않는데 일부러 내 비칠 필요는 없었습니다.

 

    출제위원이나 심사위원 또는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데 자기소개서와 함께 이력서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꼭 있었습니다.

 

    이력서란의 학력은 소상히 적어야 한다는 조건과 함께 이렇게 저렇게 적으라는 참고란까지 두고 있는

    데 그 중에서 대졸 이하 학력은 생략하라는 참고가 있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소상하게 적

    어야 하며 허위로 기재 시는 어떤어떤 형벌도 마다치 않는다는 서약서 비슷한 것에 서명 또는 날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3. 묻는데 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묻지 않았을 때는 일부러 "내 학력 여기까지입니다."라고 말할 필요가 없었지만 "너 어디까지 배웠느

     냐."라는 듯히 물을 때의 난감함에는 "학력란에 적을 게 없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안

     된다고 했던 기관은 없었는데 그럴 때 마다 학부를 이수치 못한 죄아닌 죄 때문에 진땀을 빼야만 했

     었습니다.

 

     모기관의 시험문제 출제 시 그리고 또 다른 기관에서 강의를 할 때 등 이런 시련은 늘 따라 다녔었고,

     짧은 가방끈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종합건설에 대한 경력이 많지 않고 전문건설에서 오랫동안 일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어렵다는 시험을 9번을 보고서야 1차관문을 통과했는데 2차시험인 면접에

     서 네번이나 떨어 뜨린 기술사시험 면접관들도 학력에 대한 문제를 놓지지 않았습니다.

 

     네 번쩨 면접 시에는 면접통과에 대학졸업장이 꼭 필요하다면 많이 늦은 나이지만 대학을 가겠다고

     했더니 면접관으로 나온 모대학 교수님께서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더 배울 것이 없으며 현장경력도

     충분하다고 말은 했지만 면접통과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았었습니다.

 

     위의 것들은 공적인 것들이었습니다만 결혼얘기가 오갔을 때 장인어른께선 집사람과의 학력 언밸런

     스는 우리집 가문(?)으로 세이브를 시켜 주겠다는 억지춘향이 식 조건부 승낙을 하셨지만 그 승낙을

     얻기 전까지는 많은 시련이 뒤따랐으며 장모님께서는 거처도 일정치 않으며 배움도 적은 노가다에게

     시집보내려고 딸자식 미술대학 보내지 않았다고 제 면전에서 충분한 창피를 주었습니다.

 

     또한 수십년만에 만난 학교동창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제 얘기를 듣고 기이한 듯 고개를 갸웃거

     리기도 하는 등 사적인 고통도 적지 않았으며 애들의 가정통신문 부모들의 학력란도 스트레스를 유

     발시키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9 번의 1차시험과 네 번의 면접 끝에 가질 수 있었던 기술사자격증>

 

4. 억울해도 그냥 갑니다.

 

   모 건설협회에서 발간한 전문서적의 초안과 초벌교정 그리고 최종교정 등에 수차례 참여를 했었습니

   다.

 

    이 모든 것이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대목이었지만 발간된 서적 맨 뒷장에는 제 이름이 단 한번도 올

    려지지 않았고 모모 대학 교수님들의 이름들만 나열되는 것을 보았을 때 저는 이 사회에서 그냥 그럭

    저럭 그런 위치에만 있어야 하는 사람으로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현장성이 아무리 우수해도 더 많이 배운 사람들 앞에서는 언제나 쪼그라들어야만 했던 씁스름함은

    아직도 입안 가득히 고여 있답니다. 

 

5. 학력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요?

 

  중요합니다.

  그것도 매우매우...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것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적으

  로 명망 있었던 미대교수가 그랬고 인기 있었던 영어강사도 이실직고를 했으며 유명한 만화가는 고해

  성사를 하지 않고서는 베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사회...

  가방끈이 그 사람의 정도를 가늠하는 사회에서는 자기분야에서 특출한 역량을 갖췄다고 해도 이는 모

  두 사이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이 사회의 시대적 배경입니다.

 

  밝히지 않고 감췄는지 아니면 일부러 속였는지 우좌지간에 본질은 분명히 옳지 않음이지만 학력이 실

  력보다 우위에 있는 이 사회적 문제점을 그냥 안고 가야만 한다면 글로벌시대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어

  떻게 되겠습니까?

 

  학력위주의 시대적 상황은 실업교육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실업계 고등학생 대부분이 생산현장이

  아닌 대학으로 가고 있고 이는 고학력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수년 전...

   실업계고등학교 의무검정과정에 감독업무를 봤던 적이 있는데 그들이 갖고싶은 자격증은 생산현장의

   요구가 아닌 대학가는데 필요한 가산점이었던 것만 보아도 대학졸업장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얼마

   나 절실한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6. 세상은 열심히 살았습니다.

 

<주경야독 3년 끝에 맨 처음 가져 본 자격증입니다>

 

 

 

 

< 대한민국에서 30 명도 갖지 못한 쓸모 많지않는(?) 희귀한 자격증입니다>

 

<그동안 취득한 기능계 기술계 자격증들입니다>

7. 마무리합니다.

 

   동갑내기인 건축주에게 우연히 순탄치 못했던 제 살음을 이야기 했더니 그 말이 건축주 친척들의 귀에

   들어가서 초면이며 나이차가 15년 이상 난 그들이 제게 그렇게 물었을 것입니다. 학부에서 전공을 했

   느냐고...

 

   더 이상 갈 수가 없어서 방랑을 했고 그 끝에서 잡은 직업이 하천한 집짓는 일 그중에서도 연모를 잡은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박히는 일이었으며 어차피 한 일이라면 끝을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남들이 쉬고

   잠들거나 잡기를 즐길 때도 30여년을 잠들지 못하였고 술도 노래도 마다하고 살아왔던 날들이었습니

   다.

 

   묻지 않아서 답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제가 설자리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 시대에 마음 아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이 즈음에 마음 뒤숭숭해서 뒤적거리다가 결

   국은 주절거렸습니다.

 

   아래 링크 걸은 주소는 이와 같은 살음을 해 온 저에 대한 한 잡지사(건설저널)의 인터뷰내용입니다.

 

 

 http://blog.daum.net/0404pan/10305712

출처 : 은둔의 꿈을 꾸는 건축쟁이
글쓴이 : strong/soft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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