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그리고 아빠. 엄마 너무 고맙습니다.” 삼수라는 시간들을 이겨낸 아들은 부모님들에게 진실로 고마움을 느끼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아들의 대학입시시험을 치루기 전에는 매주 가정예배를 드리는 화목한 가정이었다. 그러던 중 고3이 되는 아들을 위해 가족들은 가정예배를 1년간 쉬기로 했고 아들의 합격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던 추운 겨울, 아들의 대입 실패는 가족들에게 큰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 모두가 “당신의 은사는 무엇인가?”라는 설교말씀을 듣게 되었고, 집에 돌아온 나는 가족들을 불러 앉혔다.
“우리가 그동안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온 것 같다. 대학입시를 놓고 하나님 앞에 아뢰기보다는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려 했어. 이제 예전처럼 매주 가정예배를 드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은사가 무엇인지 찾아 실천하도록 하자.” 이 한 마디로 가족들은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아들 또한 마음에 평안함을 얻었다. 그리고 매주 가정예배를 통하여 가족들에게 힘을 실어주셨다.
“다니엘서에서 다니엘의 세 친구가 위험에 처하게 되자 담대하게 왕 앞에 나아가 그들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자, 우리 가족들은 어떤가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들처럼 담대하게 우리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나요? 우리가 늘 담대함으로 주님을 믿고 나간다면, 하나님께서는 가족들 모두에게 축복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나에게 말씀의 은사가 있다고 아들이 생각한 건 처음이었고, 나 또한 늘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족 개개인에게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와 아울러 아들의 합격의 영광은 아내의 힘도 큰 몫을 차지한다. 새벽1시 도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늘 웃음으로 반겨주시며 간식을 챙겨주던 아내, 이른 새벽 아내는 정성껏 도시락과 그 안에 성경말씀과 편지들을 챙겨 주었다.
“사랑하는 아들! 많이 힘들지? 매일 공부로 인해 고생하는 너에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기도 밖에 없는 것 같구나. 하나님께서는 이 시간들을 통해 우리 아들을 꼭 필요한 사람으로 만드실 거야. 엄마는 널 사랑한단다.” 이것이 아내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사였다. 격려와 접대의 은사, 이렇게 사랑의 은사를 가족에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은사가 먼저 가족간의 사랑을 통해 실천된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들은 따뜻한 3월 자랑스러움과 감사함을 안고 대학에 입학한다. 이제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허락하신 봉사의 은사를 활용하며 세상 어디에서든지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늦게 시작한 대학생활이지만, 그 미래만은 훨씬 더 풍성하리라 기대한다.
* 2001년 3월, 가족의 은사를 발견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하고 섬기며 나아가 세상을 섬기는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시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