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후, 아들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을 거닐며 몇 가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들은 현재 자신에게 당면한 필요와 문제들을 이야기했고, 그 해결을 위하여 매우 강하게 저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아들의 인생 전체를 생각하면서 현재의 필요와 문제들을 대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물론 내가 살아온 지난 역사를 통해 배훈 교훈과 방법들도 들려주었습니다.
만일 아들이 자기 혼자 세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제게 도움을 요구했다면 저와 아들 모두가 상당히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들이 자기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울며 떼를 쓰고, 밥을 굶어가며 버틴다면 저의 고민은 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대화는 일방적이지 않았고, 쌍방 간에 감정과 생각들이 교류되었습니다. 아들은 대화를 통해 발견한 인생 전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관점을 따라 자신의 필요와 문제들을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기쁨으로 아버지의 뜻에 따르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우리는 서로 행복했고, 굳게 잡은 손에 힘을 더 하였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우리의 기도도 이와 같습니다.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 간에 대화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자녀들 간에 오가는 관계성이지 하나의 종교 활동이 아닙니다. 우리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필요와 문제에 관심이 있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의 인생 전체에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발견한 아버지의 관점에 따라 자신을 조정하고 순종함으로 아버지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시도록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교회들이 운영하는 새벽기도회, 금요기도회, 철야기도회, 금식기도회 등 각종 기도모임이 그리스도인의 강력한 능력을 체험하는 현장이 되면서도 또한 종교 활동의 한 부분으로 제도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쌍방이 대화할 수 있는 교제의 장을 만들기보다는 일방적인 요구를 관철시키는 장으로서 기도모임이 운영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과 그리스도인 쌍방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교제의 장으로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도 중에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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