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회원의편지]성경공부100날 해봐라!/익명회원
"성경공부100날해봐라 가족이 그 사랑과 감동을 못느끼면서 그 공부 무슨 소용있는데"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건인즉, 퇴근하고 10시경쯤 되서 둘째가 견학가는걸 알았습니다. 간식을 준비해 달라고 교회성경공부를 하러간 남편에게 문자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문자를 보지 못하고 10시반에 집으로 돌아왔고 당연히 빈손이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때라도 나가서 간식을 사오겠지 했지만 남편은 아무생각이 없는 것처럼, 그져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였고 아이 간식을 사다줄 생각은 전혀 안보였습니다.
저녁시간 가족이랑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남편이 야속하였지만 우선은 참기로 하고 내일아침에 어디서 사다놓던지 간식준비해 놓으라고 말해놓고 잠에 들었습니다. 저희동네는 일찍 가게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지금 나가서 간식을 사올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남편은 일찍 출근하고 없었고 아이의 간식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순간 '자식이 소풍가서 혼자만 아무것도 먹고 있지 않을 생각하면 가슴이 안아픈가? 성경공부? 웃기고 있네.."하는 생각에 화가 났죠.
아이를 준비시켜 다행이 아침에 문을 연 슈퍼를 찾아서 겨우 간식을 준비하여 보냈습니다. 그때 마침 아무일 없었다는 듯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애는 잘 갔어?" 그리고 저는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성경공부100날해봐라 가족이 그 사랑과 감동을 못느끼면서 그 공부 무슨 소용있는데"
저는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직장에도 다니고, 남편에게는 가사일 한번 부탁하지 않았는데.. 늘 늦게 들어오는 남편에게 도움도 청하지 않고 그동안 육아도 혼자 해내었는데..' 그런데 그러한 생각들이 가족을 위한 수고와 헌신의 마음에서가 아니라 나의 자존심이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의 자존심때문에 그동안 남편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고 육아나 가사를 혼자서 해내면서 은근히 남편이 알아서 도와주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불만이 항상 내마음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저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때 좋은 기회를 잡은것 처럼 당당하게 남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후회하였습니다. 그것도 주기적으로 아프게 한것을..
참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과 남편에게 참많이 미안했습니다. 저녁에 집에서 식구들이 모였을때 "미안해! 용서해죠!"라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자 큰아들이 "엄마 괜찮아요! 우리는 엄마가 우리를 사랑하는거 알아요! 이제 우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요!"라고 말하면서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오늘,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와서 369게임을 하면서 두아들과 놀아주고 있습니다. 저는 속으로 하나님께 이야기 했습니다. "하나님.. 아직 제가 원하는 완전한 남편의 모습은 아니지만 저 역시 남편에게 완전한 아내가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부부가 서로를 사랑하며 존경하면서 살아가도록 도와주세요. 먼 훗날, 우리부부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려고 했던 모습들이 저의 자녀들에게 아름답게 기억되어서 거룩한 하나님의 가정을 꿈꾸며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애들아! 우리 예배드리자!" 말하면서 성경을 두손에 들고 서 있는 아빠의 모습! "네"하면서 달려와 말씀 앞에서 기대에 부풀어 있는 아이들의 얼굴! 사랑스런 미소로 웃을 수 있는 엄마! 찬양과 감사의 진정한 우리가정의 예배를 꿈꾸면서...
오늘도 건강하게 우리곁에 있어주는 남편에게 감사와 존경을 드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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