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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의 우울증

황금천 2010. 10. 21. 17:14

 

중년 남성의 우울증

 

어떤 남자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만사를 귀찮아하면서 신경질을 부립니다. 그렇게도 자상하고 친절했던 아빠였는데 이젠 집안일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초점 잃은 눈으로 창 밖만 내다봅니다. 인생 자체를 우울해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지요.


그에게 요즘 사는게 어떠시냐고 물어봤더니 한마디로 지겹다는 겁니다. 남자는 인생이 짧고, 자신은 늙어가고 몸도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때, 그리고 주변에 진정으로 대화할 사람이 없어 외로움을 느낄 때 쉽게 우울증에 빠져들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이 별로 없다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도 또 다른 우울증의 원인이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잘 아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그는 남의 일 같기만 하던 죽음이 바로 자기에게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의 우울증은 그 깊이를 더해 갑니다. 그래서 그 공허한 부분을 술로 채우려 하지만 술은 오히려 상처를 더 키우면서 낮은 자존감, 연민, 분노, 고집, 불안, 질투와 같은 비뚤어진 감정을 자아내지요.


이 같은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 우울증이 나의 낮은 자존감과 완벽주의와 같은 마음의 상처가 남긴 부산물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상처는 이기심이라는 나의 죄 때문에 생겨났음도 받아들여야 겠지요. 그 때부터 그 지긋지긋한 우울증의 치유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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