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밤의 고요가 밀려왔다. 집집마다 저녁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회색 지붕들은 서서히 여름밤 안개 속으로 잠겨 갔다. 제일 높은 산봉우리만이 여전히 푸른 하늘 속에서 마지막 햇살을 받고 있었다. - 이미륵의《압록강은 흐른다》중에서 - * 이번 휴가는 지리산 칠선계곡 근처의 허름한 농가에서 보냈습니다. 산행에서 지쳐 돌아 오던 저녁 무렵, 동네 어귀에서 아스라히 피어 오르던 저녁 연기에 왠지 목이 메었습니다. 집 주인은 우리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치자빛 반죽을 개어 호박전을 부치고 있었지요. 그 날 우리 아이는 묵은지와 나물 반찬에 밥을 세 그릇씩이나 비웠습니다. 푸른 안개 속에 고요히 깊어 가던 그 여름밤, 오래도록 그리울 것입니다. |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 사역자인 브리스가와 아굴라 / 차성도 교수 (0) | 2010.08.15 |
---|---|
진정한 하나님의 일은 “가정”에서부터... / 주태성, 박순남 회원 (0) | 2010.08.14 |
부부의 차이점 (0) | 2010.08.13 |
스승은 가끔 제자를 시험한다 (0) | 2010.08.13 |
결혼생활의 변화 (0) | 2010.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