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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블로그 후유증, 그 세가지

황금천 2007. 7. 24. 18:46

 

[스크랩]블로그 후유증, 그 세가지



하루하루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느끼는 즐거움은 이전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내 삶이 읽혀지고 함께 참여하고 공감해주는 이들. 때론 강한 공격성 글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그러한 글들 또한 내가 만들어놓은 공간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싫고 좋음이 공존하는 곳이 되었다. 꾸준히 글을 기록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만큼 많은것을 접해야 하고 많이 보고 듣고 느낄때 새로운 하나의 글이 기록되어지는 것을 생각한다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블로거의 생활이 결코 게으를 수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블로그가 처음 탄생할때부터 지속적으로 접해온 1세대들과 아무도 찾지않던 자신의 홈페이지를 당당히 폐쇄시키고 블로그의 넓은 바다로 뛰어든 2세대.

누구나에게 블로그는 자신만의 고유영역이자 남과의 의사소통의 새로운 문으로 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공개되지 않아 사장되어 가던 일상의 정보들이 손끝에서 손끝으로 옮겨져 부활하고 그림자와 같았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횟불을 높이 치켜든 자유의 여신상처럼 떠오르기도 한다.



블로그. 어찌보면 많은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가는 터미널과 같은 역활을 하는 곳이지만 이곳에는 무수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다시금 가공되어 제3자에 의해 재탄생되기도 한다. 블로그를 만들어 이름을 지어준 것은 오래되었지만 단지 포털의 고객입장이었던 것을 이제는 당당히 블로거의 한사람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무언가 중독성이 강한 것을 감지하게 된다. 스쳐가는 그림자 인간을 사이버 세상으로 불러들여 그 사회의 한 일원으로 만들어 버린 힘(?)은 무엇일까. 무엇때문에 개개인이 자신의 것을 소유하고, 열광하고, 허탈해하면서 오늘도 습관적으로 블로그를 열고 있는 것일까.


처음엔 순수하게 일상을 기록하던 것이 어느순간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는 사건으로 인해 점차 그 순수한 의미는 퇴색해 가고 어느덧 의도적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점차 늘어나는 방문자들과 40원의 수입은 블로거들에게 뿌리칠수 없는 유혹이기도 하다.


하나. 허수아비 증후군

넓은 들판에 홀로 서있어 누군가를 끊임없이 기다리는 증세다. 사람들은 주목받고 싶어한다. 한순간 떠오르고 사그라들더라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을 주목해주길 원하는 욕망이 내재한다. 넓은 정보의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것 보다는 자신의 것을 다 내주고서라도 방문자들이 모여주길 원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너무나 외로운것이기에 수도없이 다른이들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자신을 알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정작 자신의 블로그에 방문자가 적을때는 인기 블로그를 자신의 것인양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대리만족을 얻기도 한다.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공간에서 하루종일 문지기가 되어 지키고 서 있는 것은 괴로운 고역인 것이다. 자칫 신경쇠약증에 걸리기도 한다. 내가 키우는 밭에 어느정도 새들이 날아오는지 가끔은 잊고살 필요도 있으니 여유를 갖고 초연해지자.


둘. 신데렐라 증후군

블로그의 방문자 수를 보며 자정이 되길 기다리는 증세다. 하루의 방문자 통계는 24시에 막을 내린다. 새벽부터 화려한 출발을 한 블로그이든 뒤늦게 대박을 터트린 블로그도, 그리고 아무런 방문자의 흔적이 없는 외로운 블로그일찌라도 24시가 되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간다. 방문이 닳도록 손님들이 들어온 블로그에서는 그날의 24시가 조금은 천천히 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방문자 통계를 지켜볼 것이다. 혹이라도 최고의 방문기록을 세웠을찌도 모르니 말이다. 그러나 넓게 열린 대문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발자국만이 기록되는 블로그는 얼른 24시가 되어져 모든 기록을 새롭게 하고 싶을 것이다. 방문자 수가 10을 넘지 못하는 그 허탈함이란 느껴보지 않으면 결코 알수 없는 허망함이 곁들여있다. 하지만 24시가 지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것은 희망이 아니던가.


셋. 바벨탑 증후군

블로그 세상에서 가장 높아지고 싶은 증세다. 바벨탑은 성경에 나오는 탑으로 신에 위치에 오르고자 쌓기 시작한 탑이다. 바벨탑증후군은 대체로 베스트 기자단이나 추천, 조회수가 높은 게시물을 등록하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한번 쌓기 시작한 바벨탑은 끊임없이 높아지고 결국에 더 높아지길 갈망한다. 가끔은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추천되어지는 글 또한 자신이 쌓고 있는 바벨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문제는 이러한 바벨탑을 쌓는과정에서 한 두 차례 무너짐을 경험하면 그 공허함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블로그 세계에서 공인(?)이 되어 있는 사람이 올린 글에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을때 격는 공허함. 무대위 공연이 끝났을때의 배우가 느끼는 공허함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베스트로 선정되었을때 쌓여지는 수입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허물어질때 너무 공허해 하지는 않도록 하자.


오늘날 블로그는 더이상 나만의 공간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열린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블로그에 재미를 느낀다. 내가 느낀 것을 누군가가 공감할땐 친밀함도 느끼기도 한다. 블로그를 하자. 그리고 새로이 만나게 되는 블로거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보자.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것이 블로그가 아니던가! ^^

블로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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