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교묘해지는 전화사기…확인 또 확인을
'설마…' 자신은 금물
각종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판을 치고 있다. 매스컴, 해당 기관단체 등의 계속된 경고 및 주의에도 불구, 숙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교묘하고 지능화된 형태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지난해 중순쯤 나타난 '환급빙자형' 사기는 고전이 된 지 오래. 최근에는 가족이 납치됐다며 계좌이체를 강요하는 '납치협박형'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돈을 빼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과 3월 전국에서 접수된 전화사기 피해는 403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접수된 전화사기 피해 201건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진화하고 있는 전화금융사기 유형을 살펴본다.
◇사칭형 사기=공공기관이나 수사기관, 금융회사 직원 등을 사칭하는 사기 수법이다. 지난해 중순쯤 국세청이나 국민연금관리공단, 건강보험공단 직원을 사칭, 세금이나 보험금을 돌려준다며 현금지급기로 유인해 돈을 빼가는 수법이 처음 등장했다. 이후 법원이나 검찰, 경찰인 척하며 피해자 명의의 계좌가 사기사건에 연루됐다며 예금 보호를 위해 현금지급기를 조작해야 한다고 속이는 수법이 판을 쳤다. 최근에는 신용카드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명의의 계좌나 신용카드가 도용당했다며 예금보호를 위해 현금지급기 조작이 필요하다고 속이는 수법이 유행하고 있다.
◇납치가장형 사기='가족을 납치했으니 몸값을 입금하라.'는 등 절박한 상황을 유도해 피해자를 협박하는 수법이다. 가족의 휴대전화 번호를 미리 파악, 욕설이나 반복된 전화로 자녀들의 전화를 통화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뒤 부모가 자녀가 납치됐다고 믿게 만드는 수법을 사용한다. 사기범들은 주로 중국이나 대만에서 활동하며 입금이 되자마자 돈을 빼내고 통장과 카드를 폐기하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신상정보를 입수해 의심할 수 없게 만들거나 억양이 특이한 조선족 대신 서울 말씨를 쓰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사기=동창회나 종친회 등의 연락처를 입수, 회원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특히 범죄조직이 친구들의 친소 여부까지 알아내는데다 동창생의 진짜 전화번호를 발신번호로 남기는 탓에 더욱 속기 쉽다.
해외 및 국내 백화점 등에서 신용카드로 결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낸 뒤 사용내역을 확인하려는 피해자로부터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 필요한 정보를 입수, 이를 이용해 인터넷이나 전화로 물건을 구입해 현금화하는 수법도 있다. 신용카드 결제 대금이 부족하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정된 계좌로 송금받아 가로채는 수법도 유행하고 있다.
◇피해를 막으려면=그 어떤 경우에도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면 100% 사기라고 보면 된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이처럼 보이스피싱 사기가 잇따르자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화로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주민번호 등 개인 정보를 요구하거나 현금지급기(CD/ATM)를 이용해 세금이나 보험료 환급, 등록금 납부 등을 해준다는 안내에 일체 대응하지 말 것
▷속아서 전화사기범들 계좌에 돈을 이체한 경우, 즉시 거래은행에 지급정지 신청을 하고 개인정보를 알려준 경우에는 즉시 은행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할 것
▷동창생이나 종친회원이라며 입금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
▷발신자표시가 없거나 001, 008, 030, 086 등 처음 보는 국제전화번호를 사용할 경우 의심할 것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등을 입력하는 경우를 주의할 것 등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매일신문 2007년 4월 26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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